
다이어트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옛 몸’을 버리고 ‘새 몸’을 입어야 할 때입니다. 이제 여름이 되면, 얼굴은 마스크로 가릴 수 있다지만 몸은 무엇으로 가린단 말입니까? 비포와 애프터를 비교하는 사진과 영상들이 주는 자극에 끊임없이 노출됩니다. 거울 앞에 선 내 몸이 부끄럽습니다. 겨우내 쌓인 지방층으로 덮인 턱과 배는 원래 내 몸이 아니라 두꺼운 외투를 뒤집어 쓴 것 같습니다. 이건 진짜 나 자신일 수가 없습니다. ‘진정한 나’는 피하지방과 내장지방 속에 감춰져 있습니다.
가벼움과 무거움: 고대의 미적 기준
현대의 미적 기준은 가볍고 얇고 가느다란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여깁니다.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도 있고, 때마다 조금씩 다른 유행과 흐름의 변화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가벼움이 선호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핸드폰과 티비는 단 0.1mm를 얇게 만들고 0.1g을 가볍게 하기 위해 천문학적 비용의 투자가 이뤄지고, 단식과 다이어트, ‘몸짱’과 ‘바디프로필’은 21세기에 들어선 지난 20여년 간 사람들의 관심에서 잊혀진 적이 없습니다. 가벼운 것은 좋은 것이고 무거운 것은 나쁜 것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대 이스라엘인들은 이와는 정반대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굵고 두껍고 무거운 것이 좋은 것이고 얇고 가벼운 것은 나쁜 것입니다. ‘무겁다’는 어원을 가진 카베드(כבד)는 존중하다(honor), 귀하고 소중하다(precious)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창 13:2 아브람에게 가축과 은과 금이 풍부하였더라(카베드 메오드 כָּבֵד מְאֹד)
창 50:9 병거와 기병이 요셉을 따라 올라가니 그 떼가 심히 컸더라(카베드 메오드 כָּבֵד מְאֹד)
출 20:12 네 부모를 공경하라(캅베드 כַּבֵּד)
민 22:17 내가 그대를 높여 크게 존귀케 하고(캅베드 아캅베드카 כַבֵּד אֲכַבֶּדְךָ)
누군가를 존중하고 존귀하게 대하는 것은 그 상대를 ‘무겁게’ 여기는 것입니다. 반면에 ‘가볍다’는 뜻의 깔라(קלה) 혹은 깔랄(קלל)은 중요하지 않다(insignificant)는 의미로, 저주하다(curse)의 뜻으로까지 확장되어 사용됩니다.
삼상 18:23 왕의 사위가 되는 것을 너희는 작은 일로 보느냐(네깔라 נְקַלָּה) 나는 가난하고 천한 사람(니끌라 נִקְלֶה)이라
신 27:16 그의 부모를 경홀히 여기는 자(마끌레 מַקְלֶה =가벼이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레 20:9 무릇 그 아비나 어미를 저주하는(예깔렐 יְקַלֵּל =가볍게 여기는) 자는 반드시 죽일찌니
삼하 19:21 시므이가 여호와의 기름 부으신 자를 저주하였으니(낄렐 קִלֵּל) 그로 인하여 죽어야 마땅치 아니하니이까
누군가를 저주하는 것은 그 상대를 ‘가볍게’ 여기는 것입니다. 부모의 존재와 말씀을 귀히(‘무겁게’) 여기지 않고 가벼이 여기는 것은 곧 부모를 저주하는 것입니다.
기름과 지방: 헬레브와 쉐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표현 때문에 무척 비옥했을 것이라 (잘못) 여겨지는 가나안 지역은 인근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나 이집트에 비해 매우 척박한 땅이었습니다. 고대 아시리아 제국과 바빌로니아 제국은 상시적으로 흐르는 거대한 두 강,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이집트 문명은 나일강의 주기적인 범람으로 인해 무척이나 비옥한 토지를 천 킬로미터 이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위치한 가나안의 구릉 지역(hill country)은 그렇게 커다랗고 긴 강이 없어서, 하늘에서 내린 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이스라엘의 문화가 비옥함에 기반하여 형성되었다면,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창3:17)”, “네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으리니 (창3:18)” 같은 표현들은 성경에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광야생활을 하던 사람들의 눈에는 그 척박한 가나안 땅마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아브람이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가나안 땅에 도착했을 때 그 땅에서 첫번째로 경험한 것은 바로 기근이었습니다(창 12:10). 아들 이삭 때도 흉년이 들어서 블레셋 왕 아비멜렉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고(창 26:1), 그 아들 야곱의 말년에도 칠 년 동안의 기근이 있어서 이집트에서 난민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창 41장). 룻기 역시 베들레헴 지역에 기근이 드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룻 1:1). 다윗 때에도 삼 년 동안 가뭄이 들었다고(삼하 21:1)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지역에서 ‘기름짐’과 지방(fat)은 아주 귀하고 드문 것이고, 그래서 살이 찌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으로 여겨집니다. 지방 혹은 유지방을 의미하는 헬레브(חֵלֶב)는 ‘가장 좋은 것’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창 45:18 내가 너희에게 애굽의 좋은 땅을 주리니 너희가 나라의 기름진 것(헬렙 חֵלֶב)을 먹으리라
민 18:12 그들이 여호와께 드리는 첫 소산 곧 제일 좋은 기름(헬렙 חֵלֶב)과 제일 좋은 포도주(헬렙-티로쉬 חֵלֶב תִּירֹושׁ, 직
역: 제일 기름진 포도주)와 곡식을 네게 주었은즉
민 18:29 너희가 받은 모든 헌물 중에서 너희는 그 아름다운 것(헬보 חֶלְבֹּו) 곧 거룩하게 한 부분을 가져다가 여호와께
거제로 드릴지니라 (30절과 32절의 “아름다운 것”도 동일한 단어가 사용)
기름(oil)을 의미하는 어근 샤멘(שׁמן)도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됩니다. 동사로 쓰이면 ‘살찌다’라는 뜻입니다.
느 9:25 그들이… 배불리 먹어 살찌고(바야쉬미누 וַיַּשְׁמִינוּ) 주의 큰 복을 즐겼사오나
삿 3:29 그 때에 모압 사람 약 만 명을 죽였으니 모두 장사(샤멘 שָׁמֵן, 직역: 살찐 사람)요 모두 용사라
창 49:20 아셀에게서 나는 먹을 것은 기름진 것(쉬메나 שְׁמֵנָה)이라 그가 왕의 수라상을 차리리로다
창 27:39 네 주소는 땅의 기름짐(미쉬마네 מִשְׁמַנֵּי)에서 멀고 내리는 하늘 이슬에서 멀 것이며
기름기가 많은 것은 “좋은(또브 טוֹב)” 것이고(창 45:18), “제일 좋은” 것이며(민 18:12), “아름다운 것”(민 18:29)입니다. 살찌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큰 복”이며(느 9:25), 살찐 사람은 “장사”이고(삿 3:29), 살찌는 음식은 왕에게 진상할 만한 것입니다(창 49:20). 반면에 “땅의 기름짐”에서 먼 것은 저주입니다(창 27:39).
이렇듯 성경 시대에는 살찐 것과 살찌는 것은 좋은 것이었습니다. 무겁고 뚱뚱한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상징합니다. 숨만 쉬어도 살이 찌신다고요? 그것은 하나님께서 당신을 심히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요? 가까운 병원에 가셔서 검사를 받으시길 추천 드립니다. 왜 이렇게 살빼기 열풍이 부냐고요? 그것은 시대가 악해서 그렇습니다. 성경의 가치관과 반대방향으로 가기 때문입니다. 아랫배가 불룩 나온 여성들은 고대 세계에서는 여신으로 추앙 받았을 것입니다. 접히는 허벅지와 늘어진 팔뚝살은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단지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났을 뿐입니다.

(차탈회육, 터키, BC 6000년 경)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오스트리아, BC 23000년 경)
다이어트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옛 몸’을 버리고 ‘새 몸’을 입어야 할 때입니다. 이제 여름이 되면, 얼굴은 마스크로 가릴 수 있다지만 몸은 무엇으로 가린단 말입니까? 비포와 애프터를 비교하는 사진과 영상들이 주는 자극에 끊임없이 노출됩니다. 거울 앞에 선 내 몸이 부끄럽습니다. 겨우내 쌓인 지방층으로 덮인 턱과 배는 원래 내 몸이 아니라 두꺼운 외투를 뒤집어 쓴 것 같습니다. 이건 진짜 나 자신일 수가 없습니다. ‘진정한 나’는 피하지방과 내장지방 속에 감춰져 있습니다.
가벼움과 무거움: 고대의 미적 기준
현대의 미적 기준은 가볍고 얇고 가느다란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여깁니다.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도 있고, 때마다 조금씩 다른 유행과 흐름의 변화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가벼움이 선호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핸드폰과 티비는 단 0.1mm를 얇게 만들고 0.1g을 가볍게 하기 위해 천문학적 비용의 투자가 이뤄지고, 단식과 다이어트, ‘몸짱’과 ‘바디프로필’은 21세기에 들어선 지난 20여년 간 사람들의 관심에서 잊혀진 적이 없습니다. 가벼운 것은 좋은 것이고 무거운 것은 나쁜 것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대 이스라엘인들은 이와는 정반대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굵고 두껍고 무거운 것이 좋은 것이고 얇고 가벼운 것은 나쁜 것입니다. ‘무겁다’는 어원을 가진 카베드(כבד)는 존중하다(honor), 귀하고 소중하다(precious)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창 13:2 아브람에게 가축과 은과 금이 풍부하였더라(카베드 메오드 כָּבֵד מְאֹד)
창 50:9 병거와 기병이 요셉을 따라 올라가니 그 떼가 심히 컸더라(카베드 메오드 כָּבֵד מְאֹד)
출 20:12 네 부모를 공경하라(캅베드 כַּבֵּד)
민 22:17 내가 그대를 높여 크게 존귀케 하고(캅베드 아캅베드카 כַבֵּד אֲכַבֶּדְךָ)
누군가를 존중하고 존귀하게 대하는 것은 그 상대를 ‘무겁게’ 여기는 것입니다. 반면에 ‘가볍다’는 뜻의 깔라(קלה) 혹은 깔랄(קלל)은 중요하지 않다(insignificant)는 의미로, 저주하다(curse)의 뜻으로까지 확장되어 사용됩니다.
삼상 18:23 왕의 사위가 되는 것을 너희는 작은 일로 보느냐(네깔라 נְקַלָּה) 나는 가난하고 천한 사람(니끌라 נִקְלֶה)이라
신 27:16 그의 부모를 경홀히 여기는 자(마끌레 מַקְלֶה =가벼이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레 20:9 무릇 그 아비나 어미를 저주하는(예깔렐 יְקַלֵּל =가볍게 여기는) 자는 반드시 죽일찌니
삼하 19:21 시므이가 여호와의 기름 부으신 자를 저주하였으니(낄렐 קִלֵּל) 그로 인하여 죽어야 마땅치 아니하니이까
누군가를 저주하는 것은 그 상대를 ‘가볍게’ 여기는 것입니다. 부모의 존재와 말씀을 귀히(‘무겁게’) 여기지 않고 가벼이 여기는 것은 곧 부모를 저주하는 것입니다.
기름과 지방: 헬레브와 쉐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표현 때문에 무척 비옥했을 것이라 (잘못) 여겨지는 가나안 지역은 인근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나 이집트에 비해 매우 척박한 땅이었습니다. 고대 아시리아 제국과 바빌로니아 제국은 상시적으로 흐르는 거대한 두 강,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이집트 문명은 나일강의 주기적인 범람으로 인해 무척이나 비옥한 토지를 천 킬로미터 이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위치한 가나안의 구릉 지역(hill country)은 그렇게 커다랗고 긴 강이 없어서, 하늘에서 내린 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이스라엘의 문화가 비옥함에 기반하여 형성되었다면,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창3:17)”, “네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으리니 (창3:18)” 같은 표현들은 성경에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광야생활을 하던 사람들의 눈에는 그 척박한 가나안 땅마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아브람이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가나안 땅에 도착했을 때 그 땅에서 첫번째로 경험한 것은 바로 기근이었습니다(창 12:10). 아들 이삭 때도 흉년이 들어서 블레셋 왕 아비멜렉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고(창 26:1), 그 아들 야곱의 말년에도 칠 년 동안의 기근이 있어서 이집트에서 난민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창 41장). 룻기 역시 베들레헴 지역에 기근이 드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룻 1:1). 다윗 때에도 삼 년 동안 가뭄이 들었다고(삼하 21:1)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지역에서 ‘기름짐’과 지방(fat)은 아주 귀하고 드문 것이고, 그래서 살이 찌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으로 여겨집니다. 지방 혹은 유지방을 의미하는 헬레브(חֵלֶב)는 ‘가장 좋은 것’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창 45:18 내가 너희에게 애굽의 좋은 땅을 주리니 너희가 나라의 기름진 것(헬렙 חֵלֶב)을 먹으리라
민 18:12 그들이 여호와께 드리는 첫 소산 곧 제일 좋은 기름(헬렙 חֵלֶב)과 제일 좋은 포도주(헬렙-티로쉬 חֵלֶב תִּירֹושׁ, 직
역: 제일 기름진 포도주)와 곡식을 네게 주었은즉
민 18:29 너희가 받은 모든 헌물 중에서 너희는 그 아름다운 것(헬보 חֶלְבֹּו) 곧 거룩하게 한 부분을 가져다가 여호와께
거제로 드릴지니라 (30절과 32절의 “아름다운 것”도 동일한 단어가 사용)
기름(oil)을 의미하는 어근 샤멘(שׁמן)도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됩니다. 동사로 쓰이면 ‘살찌다’라는 뜻입니다.
느 9:25 그들이… 배불리 먹어 살찌고(바야쉬미누 וַיַּשְׁמִינוּ) 주의 큰 복을 즐겼사오나
삿 3:29 그 때에 모압 사람 약 만 명을 죽였으니 모두 장사(샤멘 שָׁמֵן, 직역: 살찐 사람)요 모두 용사라
창 49:20 아셀에게서 나는 먹을 것은 기름진 것(쉬메나 שְׁמֵנָה)이라 그가 왕의 수라상을 차리리로다
창 27:39 네 주소는 땅의 기름짐(미쉬마네 מִשְׁמַנֵּי)에서 멀고 내리는 하늘 이슬에서 멀 것이며
기름기가 많은 것은 “좋은(또브 טוֹב)” 것이고(창 45:18), “제일 좋은” 것이며(민 18:12), “아름다운 것”(민 18:29)입니다. 살찌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큰 복”이며(느 9:25), 살찐 사람은 “장사”이고(삿 3:29), 살찌는 음식은 왕에게 진상할 만한 것입니다(창 49:20). 반면에 “땅의 기름짐”에서 먼 것은 저주입니다(창 27:39).
이렇듯 성경 시대에는 살찐 것과 살찌는 것은 좋은 것이었습니다. 무겁고 뚱뚱한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상징합니다. 숨만 쉬어도 살이 찌신다고요? 그것은 하나님께서 당신을 심히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요? 가까운 병원에 가셔서 검사를 받으시길 추천 드립니다. 왜 이렇게 살빼기 열풍이 부냐고요? 그것은 시대가 악해서 그렇습니다. 성경의 가치관과 반대방향으로 가기 때문입니다. 아랫배가 불룩 나온 여성들은 고대 세계에서는 여신으로 추앙 받았을 것입니다. 접히는 허벅지와 늘어진 팔뚝살은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단지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났을 뿐입니다.
(차탈회육, 터키, BC 6000년 경)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오스트리아, BC 23000년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