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의 종말론으로 널리 알려진 것이 천 년 왕국(millennial kingdom)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다. 천 년 왕국 전에 예수의 재림을 말하는 전천년설, 천 년 왕국 이후의 재림을 말하는 후천년설, 그리고 천 년 왕국의 의미를 단지 영적 의미로만 해석하는 무천년설 등이다. 이런 종말론을 근거로 해서 세상에 악이 번성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전천년설의 세계관, 그리고 후천년설을 말하며 더 나은 세상과 정의실현에 적극적 사회참여를 강조하는 사회복음주의 운동이 있었다. 중세 교회시대의 세계관은 그리스도의 통치가 곧 교회시대를 말하는 것이라 말하면서, 천 년 왕국을 영적 의미로 받아들여 교황의 통치시대에 적용하였다.
천 년 왕국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적용은 사이비 이단들이 왕국설을 통해 천국 이전의 집단구원의 개념으로 천 년 왕국을 이용하였다. 미국이나 한국에서도 이런 왕국설을 통해서 사이비 이단들이 지금도 득세하고 있다. 하지만 요한계시록 20장에서 도출된 천 년 왕국의 개념은 계시록 본문과 전혀 상관이 없는 오류와 오해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유대인의 오래된 전승 가운데 사탄의 천상 타락 이야기가 있다면, 그 후편은 사탄의 결박(binding)이야기이다. 결박되었을 뿐 아니라 감옥에 인봉되어 가두어졌다는 것(chained, locked, sealed)이다. 이것은 구약에 단편적으로 남아있고, 신구약 중간시대에 나타난 외경문학의 한 주제이다(사 24:21-22; 1 에녹서 10:4-6, Jubilees 10:4-14; 2 Baruch 56:13). 요한계시록 20:3은 사탄의 결박을 천 년(τὰ χίλια ἔτη, 타 킬리아 에테)이라는 긴 시간의 결박으로 표현하고 있다:
“무저갱에 던져 넣어 잠그고, 그 위에 인봉하여 천 년(τὰ χίλια ἔτη)이 차도록 다시는 만국을 미혹하지 못하게 하였는데, 그 후에는 반드시 잠깐 놓이리라”(계 20:3)
하나님은 사탄이 그 악한 권세를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사탄과 악한 영들을 통제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은 외경문학의 공통된 주제이고, 그 영향이 그대로 신약성경에도 남아 있다:
“또 자기 지위를 지키지 아니하고, 자기 처소를 떠난 천사들을 큰 날의 심판까지 영원한 결박으로 흑암에 가두셨으며”(유 1:6a)
“하나님이 범죄한 천사들을 용서하지 아니하시고, 지옥에 던져 어두운 구덩이에 두어 심판 때까지 지키게 하셨으며”(벧후 2:4)
사탄의 결박은 오래된 유대인 전승이고, 그 결박은 마지막 심판 때까지라고 말한다. 1 에녹서 10:11-14에 따르면, 천사 미카엘이 사탄 Semyaza와 악한 천사들을 마지막 심판으로 불못에 던질 때까지 7세대를 가두어 놓고 있다고 말한다. 7세대, 혹은 천 년은 단지 마지막 심판 때까지의 시간을 말한 것이고, 숫자는 의미가 없다. 마찬가지로 천 년(τὰ χίλια ἔτη)의 그리스도의 통치는 시공간적 개념을 가진 왕국으로서의 시간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왕국(βασιλεία, 바실레이아)이라는 단어는 계시록 20장에 나오지 않고, 다만 그리스도의 통치를 말하는 동사(βασιλεύω, 바실레우오)가 2번 나온다.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신구약 중간시대를 거치며 유대교 묵시문학은 메시아의 지상왕국을 종말론 주제로 자주 말하였다. 그래서 메시아의 왕국 시대를 시간적으로 언급하였다(2 에스드라 7:26-44; 12:31-34; 1 에녹서 91:11-17; 2 바룩서 29:1-30:5; 40:1-4). 40년, 60년, 70년, 365년, 600년, 2000년, 4000년, 7000년 등을 메시아의 왕국 기간으로 언급하였다.
요한계시록은 확실히 유대교의 오랜 전승들(사탄의 타락, 결박, 메시아의 왕국)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여기서 요한계시록 20장에서 ‘천 년 왕국’이라는 메시아의 왕국 개념을 천국(새 하늘과 새 땅) 이전의 단계처럼 언급한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리스도의 통치에 함께 통치하는 영광을 가지게 된 성도들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믿음을 지키다가 순교한 성도들이다:
“또 내가 보좌들을 보니 거기에 앉은 자들이 있어 심판하는 권세를 받았더라. 또 내가 보니 예수를 증언함과 하나님의 말씀 때문에 목 베임을 당한 자들의 영혼들과, 또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지 아니하고, 그들의 이마와 손에 그의 표를 받지 아니한 자들이 살아서, 그리스도와 더불어 천 년 동안 왕 노릇 하니(계 20:4).
천 년 통치가 언급된 중요한 이유는 순교자들이 차지하는 권세와 영광을 강조하려는 데 있다.
로마 황제 숭배를 거절하며 예수를 증언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다가 순교한 이들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고, 그들은 살아서(부활해서) 그리스도의 통치에 참여하는 특권과 영광을 가지게 되었음을 선포한다. 그들의 부활을 ‘첫째 부활’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심판을 위해서 모든 사람이 부활하는 것이 ‘둘째 부활’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들은 둘째 사망이라는 심판의 죽음을 벗어난 존재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제사장이 된 특별한 존재이다.
천 년 왕국을 종말론의 근거로 삼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해석이다. 순교자들은 자신들의 피의 죽음을 언제 신원해 주실 것인지 하늘 제단 아래에서 탄식하였다(계 6:10). 순교자들의 수가 차기까지 기다리시는 하나님이시지만, 이들은 죽음으로 끝나버린 존재가 아니라, 누구보다 먼저 첫째 부활의 영광에 들어가서, 그리스도와 함께 통치하는 특권을 가진 존재가 되었다.
천 년 왕국은 천국의 전단계가 아니라, 순교자의 영광과 특권을 강조하며 고난당하는 성도들에게 죽기까지 믿음을 지켜야 할 이유와 소망을 전하기 위한 순교자 신학의 산물이다. 결코 세대나 왕국의 개념으로 해석되지 않아야 한다.
피 흘리기까지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워야 할 중요한 이유가 모든 성도에게 있는 것이다.
요한계시록의 종말론으로 널리 알려진 것이 천 년 왕국(millennial kingdom)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다. 천 년 왕국 전에 예수의 재림을 말하는 전천년설, 천 년 왕국 이후의 재림을 말하는 후천년설, 그리고 천 년 왕국의 의미를 단지 영적 의미로만 해석하는 무천년설 등이다. 이런 종말론을 근거로 해서 세상에 악이 번성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전천년설의 세계관, 그리고 후천년설을 말하며 더 나은 세상과 정의실현에 적극적 사회참여를 강조하는 사회복음주의 운동이 있었다. 중세 교회시대의 세계관은 그리스도의 통치가 곧 교회시대를 말하는 것이라 말하면서, 천 년 왕국을 영적 의미로 받아들여 교황의 통치시대에 적용하였다.
천 년 왕국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적용은 사이비 이단들이 왕국설을 통해 천국 이전의 집단구원의 개념으로 천 년 왕국을 이용하였다. 미국이나 한국에서도 이런 왕국설을 통해서 사이비 이단들이 지금도 득세하고 있다. 하지만 요한계시록 20장에서 도출된 천 년 왕국의 개념은 계시록 본문과 전혀 상관이 없는 오류와 오해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유대인의 오래된 전승 가운데 사탄의 천상 타락 이야기가 있다면, 그 후편은 사탄의 결박(binding)이야기이다. 결박되었을 뿐 아니라 감옥에 인봉되어 가두어졌다는 것(chained, locked, sealed)이다. 이것은 구약에 단편적으로 남아있고, 신구약 중간시대에 나타난 외경문학의 한 주제이다(사 24:21-22; 1 에녹서 10:4-6, Jubilees 10:4-14; 2 Baruch 56:13). 요한계시록 20:3은 사탄의 결박을 천 년(τὰ χίλια ἔτη, 타 킬리아 에테)이라는 긴 시간의 결박으로 표현하고 있다:
“무저갱에 던져 넣어 잠그고, 그 위에 인봉하여 천 년(τὰ χίλια ἔτη)이 차도록 다시는 만국을 미혹하지 못하게 하였는데, 그 후에는 반드시 잠깐 놓이리라”(계 20:3)
하나님은 사탄이 그 악한 권세를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사탄과 악한 영들을 통제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은 외경문학의 공통된 주제이고, 그 영향이 그대로 신약성경에도 남아 있다:
“또 자기 지위를 지키지 아니하고, 자기 처소를 떠난 천사들을 큰 날의 심판까지 영원한 결박으로 흑암에 가두셨으며”(유 1:6a)
“하나님이 범죄한 천사들을 용서하지 아니하시고, 지옥에 던져 어두운 구덩이에 두어 심판 때까지 지키게 하셨으며”(벧후 2:4)
사탄의 결박은 오래된 유대인 전승이고, 그 결박은 마지막 심판 때까지라고 말한다. 1 에녹서 10:11-14에 따르면, 천사 미카엘이 사탄 Semyaza와 악한 천사들을 마지막 심판으로 불못에 던질 때까지 7세대를 가두어 놓고 있다고 말한다. 7세대, 혹은 천 년은 단지 마지막 심판 때까지의 시간을 말한 것이고, 숫자는 의미가 없다. 마찬가지로 천 년(τὰ χίλια ἔτη)의 그리스도의 통치는 시공간적 개념을 가진 왕국으로서의 시간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왕국(βασιλεία, 바실레이아)이라는 단어는 계시록 20장에 나오지 않고, 다만 그리스도의 통치를 말하는 동사(βασιλεύω, 바실레우오)가 2번 나온다.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신구약 중간시대를 거치며 유대교 묵시문학은 메시아의 지상왕국을 종말론 주제로 자주 말하였다. 그래서 메시아의 왕국 시대를 시간적으로 언급하였다(2 에스드라 7:26-44; 12:31-34; 1 에녹서 91:11-17; 2 바룩서 29:1-30:5; 40:1-4). 40년, 60년, 70년, 365년, 600년, 2000년, 4000년, 7000년 등을 메시아의 왕국 기간으로 언급하였다.
요한계시록은 확실히 유대교의 오랜 전승들(사탄의 타락, 결박, 메시아의 왕국)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여기서 요한계시록 20장에서 ‘천 년 왕국’이라는 메시아의 왕국 개념을 천국(새 하늘과 새 땅) 이전의 단계처럼 언급한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리스도의 통치에 함께 통치하는 영광을 가지게 된 성도들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믿음을 지키다가 순교한 성도들이다:
“또 내가 보좌들을 보니 거기에 앉은 자들이 있어 심판하는 권세를 받았더라. 또 내가 보니 예수를 증언함과 하나님의 말씀 때문에 목 베임을 당한 자들의 영혼들과, 또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지 아니하고, 그들의 이마와 손에 그의 표를 받지 아니한 자들이 살아서, 그리스도와 더불어 천 년 동안 왕 노릇 하니(계 20:4).
천 년 통치가 언급된 중요한 이유는 순교자들이 차지하는 권세와 영광을 강조하려는 데 있다.
로마 황제 숭배를 거절하며 예수를 증언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다가 순교한 이들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고, 그들은 살아서(부활해서) 그리스도의 통치에 참여하는 특권과 영광을 가지게 되었음을 선포한다. 그들의 부활을 ‘첫째 부활’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심판을 위해서 모든 사람이 부활하는 것이 ‘둘째 부활’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들은 둘째 사망이라는 심판의 죽음을 벗어난 존재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제사장이 된 특별한 존재이다.
천 년 왕국을 종말론의 근거로 삼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해석이다. 순교자들은 자신들의 피의 죽음을 언제 신원해 주실 것인지 하늘 제단 아래에서 탄식하였다(계 6:10). 순교자들의 수가 차기까지 기다리시는 하나님이시지만, 이들은 죽음으로 끝나버린 존재가 아니라, 누구보다 먼저 첫째 부활의 영광에 들어가서, 그리스도와 함께 통치하는 특권을 가진 존재가 되었다.
천 년 왕국은 천국의 전단계가 아니라, 순교자의 영광과 특권을 강조하며 고난당하는 성도들에게 죽기까지 믿음을 지켜야 할 이유와 소망을 전하기 위한 순교자 신학의 산물이다. 결코 세대나 왕국의 개념으로 해석되지 않아야 한다.
피 흘리기까지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워야 할 중요한 이유가 모든 성도에게 있는 것이다.